우리 이야기

한국과 일본의 친선을 위해-김동길 교수

월명실 2014. 11. 2. 18:27

2014/10/15(수) -한국과 일본의 친선을 위해- (2359)

 

한국인도 일본인도 한결같이, 그렇게 되기는 어렵겠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인은, 정치와 경제와 문화가 많이 뒤떨어진 우리를 깔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한국인은 일제 36년을 용서 못하겠다면서 보복의 날을 고대하고 있는 듯 하니 두 나라의 친선이 본질적으로 어려운 과제입니다.

경제 강국인 일본을 ‘쪽발이의 나라’라고 멸시하는 사람들이 지구상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데, 그런 사람들이 한반도엔 많습니다. “너희들의 소위 전통문화라는 것이 거의 다 우리가 전해준 것 아니냐”고 한국인은 내심으로 일본을 비웃습니다. “그러니, 까불지마”라고 속으로는 한 마디씩 한국인은 모두 뇌까립니다. 한‧일 친선이 그래서 어렵습니다.

단단한 중소기업을 40년이나 잘 이끌어온 ‘자강 그룹’의 민남규 회장이 일전에 나를 만나 이런 말을 했습니다. “한‧일 친선을 위한 방법이 하나 있습니다. 일본이 동경 긴자(銀座)에 안중근 동상을 세우고, 한국이 광화문 네거리에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 동상을 세울 때 비로소 한‧일 친선이 가능합니다.”

희한한 착상입니다. 그러나 누구 동상을 먼저 세우느냐가 한‧일 친선을 어렵게 만듭니다. 안중근 동상을 먼저 세우면 우리가 응할 것이고, 이토 히로부미 동상을 우리가 먼저 세우면 일본이 응할 것입니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서 한‧일 친선이 어렵습니다.

김동길
www.kimdonggil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