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 지혜

다스트라 만지 이야기

월명실 2013. 10. 7. 20:00

 

다스트라 만지 이야기

 


'우공이산(愚公移山)' 이라는 고사성어가 있습니다
한국사람이면 어릴때 한두 번은 들어본 이야기입니다

옛날 중국에 '우공'이란 노인이 있었는데, 길을 가로막고 있는
산 때문에 다니기가 불편해서 가족과 함께 산을 옮기기로 했습니다.
자신이 죽더라도 자자손손이 그 일을 이어서 한다면 언젠가는
길이 만들어 지리라는 신념으로 꿋꿋이 돌을 깨뜨리고 흙을 팠습니다.
그러자 하늘이 우공의 정성에 감동하여 산을 옮겨주었다는 이야기 입니다.


일자무식에  오종종하고, 거기다 절대빈곤에
허우적거리는 촌로 인도의 비하르주 가홀로우르라는
마을에 사는 수드라 계급의 깡마른 가난뱅이,
그의 이름은 다스트라 만지

자신의 정확한 나이도 모르고 마누라가 산에서 굴러 떨어져
다쳤어도 약 한번 쓰지 못한 채 죽게 내버려둔 주변머리도
없는 사내 평생 그렇게 찌든 가난으로 폭삭 늙어버린 쓸모없는 사내

그러나 나는 그런 사내가 내 가슴속에 영원히 지워질 수 없는
성자라는 것을 알았고, 그로 인해 진정한 감동에 사로잡혔다

어느 날, 여느 때처럼 일간신문을 훑어보면서
사실 읽을 만한 건 읽고 그렇지 않으면 건성으로 넘기기 일쑤인데,
두 쪽짜리 지구촌 소식 "희망의 이웃" 이라는 글을 읽어내려갈 때,
나는 망치로 얻어맞은 듯한 충격을 받았다

 

그것은 한 주간지의 인도 통신원이 천신만고의 집념으로
발굴해낸, 간결하면서도 장엄한 서사시 같은 것이었다

내용을 들어보면 내가 어째서 궁상스런 사내를 성자의 반열에
올려놓는지를 대번 알게 될 것이다

만지의 아내는 산에서 굴러 떨어져 이마를 다쳤지만,
치료할 약도 방법도 없어 그대로 죽어버렸다

병원에 가려면 88킬로미터 떨어진 읍내까지 가야만 하는
오지에 살고 있었던 탓이었다

만지가 사는 마을에서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읍내까지
환자를 후송할 대책이 없었다고 한다

만지가 사는 동네와 가장 가까운 읍내를 가로막고 있는 바위산은
넘나들 수도 없는 험산이었다
사내는 아내의 장례를 치르자마자 정 하나와 망치 한 자루를
들고 바위산을 깨부수기 시작했다

 

제정신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미친 사람 취급하는 게
당연한 일이었을 것이다
당연히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다고 한다 동전 한 푼 밥 한 술
보태주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만지는 남의 집 논일이나 밭일을 거들어준 대가로
겨우 어린 자식들과 입에 풀칠을 했다

결국 22년 만에 만지는 그 바위산을 뚫었다
총 길이 915미터, 평균 너비 2.3미터, 최고 높이 9미터까지
이르는 바위산을 파내는 데 성공했다

그 후 마을 사람들은 자전거를 사게 되었고 잡화상도 들어서고
88킬로미터를 돌아가던 읍내를 건너마을 다니듯 하게 되었다
20대 후반이었던 청년은 그사이 궁상스런 노인이 되었다

쪼글쪼글한 노인네,

한눈에도 엉치가 찢어질 정도로 가난뱅이 모습을 하고 있지만
두 눈빛만은 광채가 있었다고 한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정부에서는 그에게 상과 성금을
수여하려고 했고, 그는 이 모두를 거절했다.

"할 일을 한 것일 뿐이다. 사지육신 멀쩡한데
상금을 왜 받나 더 가질 필요가 뭐가 있나

 하루 벌어 하루 먹으면 됐지"라고 했다는 것이다

 
인도음악 - Ladki Badi Anjani H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