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야기

봄은 이렇게 오는 것인데!- 김동길 교수

월명실 2015. 4. 16. 21:44

2015/02/12(목) -봄은 이렇게 오는 것인데!- (2479)

 

동지(冬至)를 지내고 오늘이 73일째 되는 날입니다. 소한(小寒)도 대한(大寒)도 다 정월(正月)에 겪었습니다. 입춘대길(立春大吉)이라고 시골 사람들이 대문에 써 붙이고도 1주일이 넘었습니다.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립니다.

제주도의 어느 공원에는 매화도 피고 수선화도 피었다는 소식이 텔레비전의 화면을 통해 우리에게 알려지기도 하였습니다. 그런데 지난 8일, 9일은 엄청 추웠습니다. 서울의 기온은 전에 없이 밑으로 내려가 영하 11도, 13도나 된다고 기상청이 알려주기도 하였습니다.

크게 불행한 일이 생기기도 하였습니다. 남쪽 어느 지방에서는 매우 따뜻한 날씨가 연일 계속되는 바람에 정말 봄이 온줄 착각하고 개울에 숨어있다 기어 나온 많은 개구리들이 다들 얼어 죽었습니다. 그것도 화면으로 보여주었습니다. 수천수만 개의 개구리 알들도 다함께 얼어 죽었습니다. “봄은 왔지만 봄 같지가 않다”(春來不似春)이라고 한 옛 어른들의 가르침에 깊은 뜻이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만사에는 때가 있는 겁니다. ‘프라하의 봄’이 꽃을 피워보지 못하고 소련 탱크에 짓밟혀 듀브첵의 꿈도 함께 밟혔듯이, ‘서울의 봄’도 1980년 신군부가 등장하여 무참하게 밟아 버렸습니다. ‘봄’이 그렇게 쉽게 오지는 않습니다.

김동길
www.kimdonggil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