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야기

시간을 두고 생각해보자-김동길 교수

월명실 2015. 3. 2. 19:46

2015/01/15(목) -시간을 두고 생각해보자- (2451)

 

‘지금’ ‘당장’ ‘서둘러’ ‘빨리 빨리’ - 우리는 이런 낱말에 익숙합니다. “그럴 시간이 어디 있어?”라는 말도 자주 들으면서 우리는 하루를 삽니다. 하기야 오늘 하루 24시간이 우리에게 있는 시간의 전부입니다. 어제는 가고 오지 않습니다. 내일을 기약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사람은, 특히 현대인은, 조급합니다. 시간이 없으니까!

그러나 인간은 생각 없이 살아온 ‘어제’를 뉘우치게 마련입니다. “왜 내가 그 생각을 미처 못했지!”라는 말도 우리가 흔하게 듣는 말입니다. 그러나 그런 말이 떠오른 때에는 이미 늦었습니다. 돌이킬 수 없습니다. 후회해도 소용 없습니다. 생각이 없다는 것은 인생의 비극입니다.

그러므로 데카르트라는 뛰어난 철학자는 “나는 생각한다. 그런고로 나는 존재한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습니다. 천재 철학자 파스칼은 인간을 ‘생각하는 갈대’라고 하였습니다. 어쩌면 모든 식물 중에 가장 초라하고 한심한 식물이 ‘갈대’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늪지대에 또는 강변에 초라하게 살다가는 갈대! 그러나 그 갈대가 생각을 할 수만 있다면 ‘사람구실’을 할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아무 생각 없이 밭을 갈고 김을 매는 그를 진정한 의미의 사람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집에 불이 났어도 생각은 해야 합니다. 뛰어내린다고 반드시 살게 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김동길
www.kimdonggil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