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야기

사람다운 사람을 찾아서-김동길 교수

월명실 2015. 1. 26. 21:42

2014/12/19(금) -사람다운 사람을 찾아서- (2424)

 

희랍의 디오게네스(Diogenes)라는 특이한 철학자는 대낮에 등불을 켜 들고 아테네의 거리를 두루 다녔다고 전해집니다. “대낮에 웬 등불인가?” 그의 대답은 매우 진지하였답니다. “이 캄캄한 세상에 혹시 사람다운 사람이 있는가 찾아보기 위하여!”

철학이나 종교가 있는 것은 ‘사람다운 사람’을 만들기 위해서라고 나는 믿습니다. 소크라테스도, 석가나 공자도, 원효나 퇴계도, 함석헌이나 김교신도 다 그런 뜻을 가지고 한평생을 살았다고 나는 믿습니다.

대학에는 총장과 교수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사무원도 있고 수위도 있습니다. 물론 직책은 다 다릅니다. 총장과 수위는 하는 일이 다릅니다. 총장이 하는 일을 수위가 할 수 없고, 수위가 하는 일을 총장이 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총장이나 수위이기에 앞서 ‘사람’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대한항공의 부사장도 승무원도 다 사람이기 때문에 사람다웁게 처신해야 합니다. 그 부사장도, 그 승무원도, 그 날 그 시간 그 자리에서는 사람답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대한항공도 위기에 직면했고, 대한민국도 창피스런 꼴이 되었습니다.

사람다운 사람은 정의롭고, 상대방의 입장에 서서 생각해 보는 지혜와 여유를 갖추어야 하는데 피차에 그렇지 못하여서 이 비극이 벌어졌습니다. 가정교육도 학교교육도 다 실패한 것이 분명합니다.

김동길
www.kimdonggil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