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미소 짓게 하는 유머
더 소중한 건
어떤 사람이 후미진 길을 걸어가다가 강도를 만났다. "손들어 목숨이 아깝거든 순순히 돈을 내 놔"
강도가 칼을 들이대고 위협하자 벌벌 떨고 있던
그 사람이 이렇게 말했다.
"모, 목숨은 얼마든지 드릴테니 제발 도, 돈만은..."
'웃기자고 하는 소리지, 설마 그런 일이 있을라구" 할지 모르지만, 사
람이 당황하다 보면 이보다 더한 일도 얼마든지 생긴다.오죽 황망하고
급했으면 목숨을 잃더라도 돈은 지키겠다는 생각을 했을까,문장 속에
들어있는 낱말의 순서를 바꾸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사람을 웃길 수 있
는 예는 이밖에도 얼마든지 많다.
많이 잡수세요
집에 손님이 오자 엄마가 주방에서 여섯 난 딸에게 과일
접시를 건네면서 신신당부를 했다.
"변변치 않은 과일이지만 손님 많이 잡수세요"
라고 해야 한다 ."
걱정 말라며 큰 소리로 대답을 한 딸이 과일 접시를
손님 앞에 내밀며 공손하게 말했다.
"변변치 않은 손님이지만, 과일 많이 잡수세요"
"독 안에 든 쥐"를 "쥐안에 든 독'이라고 바꿔 말하면 전과는 전혀 다
른 의미가 나타날 수도있고 아무 의미가 없는 표현으로 바뀔 수도 있다.
어린 아이들한테 심부름을 시켜 보면 실제로 이와 비숫한 실수를 할 때
가 종종 있다. 말의 위치가 바귀면서 손님의낯이 뜨거워지는 상황이 연
출되기는 했지만, 여섯 살밖에 안 된 아이가 뒤뚱거리며 과일 접시를 들
고 온 걸 생각하면, 딱히 뭐라고 내색을 할 수도 없는 형편이다.
'고녀석, 참말로 맹랑하구먼!'
왜 참견이야
간통죄로 법정에 선 유부녀에게 판사가 왜 간통을 했는지 물었다.
"아니, 있는 거 알고 달라는데 어떻게 안 줘요?"
그 말을 듣고 더 이상 정상을 참작할 여지가 없다고 생각한 판사는
유부녀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
그러자 법정을 나서면서 유부녀가 이렇게 투덜거렸다.
"아니, 내 걸 내 맘대로 하는데 나라에서 웬 참견이야?"
남녀가 서로 좋아 지내며 정을 통하는 일은 개개인의 사생활에 해당되
는 것이기 때문에 굳이 나라가 나서서 이래라 저래라 할 사안이 못 된다
고 생각하는 이들이 점점 늘고 있다.국제적으로도, 간통죄를 법으로 처
벌하지않는 게 굳어지고 있는 것 같다.
똥이 차야
시골의 버스종점에서 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차 안에는 동네 아저씨 아주머니 대여섯 명이 타고 있었고,
운전사는 운전석에 앉아서 시동을걸어 놓은 채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었다.그런데 날도 더운 한여름에
시동만 걸어놓은 버스가 금방이라도 갈 것처림
부릉부릉 엔진 소리를 내면서도 도대체 출발을 안 하는 것이었다.
이제나 저제나 하고 출발하기만을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 가운데 어떤 성질 급한 아주머니가
참다 못해 운전사한테 큰 소리로 불평을 했다.
"기사 양반 이 똥차 안 가요?
그러자 더위를 참느라 잔뜩 열이 오른 운전사가
통명스럽게 대꾸를 했다.
"아, 똥이 차야 똥차가 가지요!"
가뜩이나 더운 날씨에 짜증이 나 있는데 손님이 모멸감을 느낄 정도로
험한 말을 던져 오니 버스 기사 역시 악의에 찬 대답을 할 수밖에 없다.
버스기사가 "조금만 더 기다렸다가자" 거나 다른 이유를 대면서 변명을
하려고 했다면 이런 유머는 나올 수가 없었을 것이다.
당신이 무슨 수로
어느 날 밤 환자가 있는 병실에 도둑이 들어 왔다. "꼼짝 마라!"
"누구냐?"
"도둑이다. 가진 돈 모두 내 놓아라,
그러면 목숨만은 살려주겠다."
그러자 침대에 누어있던 환자가 벌떡 일어나며
벌컥 화를 냈다.
"아니, 지금 누굴 놀리는 거요?"
의사 선생도 도저히 가망이 없다고 했는데
당신이 날 무슨 수로 살린단 말이오?"
맞다. 물건 훔치러 들어온 도둑이 사람 살리는 재주를 가졌을 리 없지
만, 설령 그런 재주를 가졌다고 해도 의사가 내린 진단을 바꿀 권리까지
가진 건 분명 아이다. 물론 환자가 도둑의 의도를 모를 리는 없지만, 일부
러 모르는 척하며 단순하게 대답한 것이 웃음을 유발하고 있다. 너무나
도 단순 명쾌한 환자의 대답을 듣고 나니, 아무리 간 큰 도둑인들 가슴이
철렁할 수밖에,
보면 몰라?
장님 두 사람이 서로 삿대질을 하며 싸움을 하던 중
한 사람이 상대방에게
모욕적인 말을 내 뱉었다.
"넌 눈도 없냐?"
그 소리를 들은 상대방이 벌컥 화를 내며 대꾸를 했다.
"보면 몰라?"
실제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억지로 만든 것 같이 보이지만,남의 결
점이나 약점을 꼬투리 잡으며 싸움을벌이거나 다른 이들을 모욕하는 경
우를 우리는 얼마든지 볼 수 있다.그래서 이런 모순이 포함된 유머는 듣
는 이들에게 씁쓸한 웃음을 짓게 할 때가 많다.
치과 병원에서
의사 : 자, 입을 좀 벌려 봐요, 아~. 환자 : 선생님, 너무 아파요.
의사 : 그래도 이를 악물고 참아야지.
입을 벌리는 것과 이를 악물고 참는 것은 서로 모순되는 행동인데,그
두 가지를 동시에 하라고 하니 환자로서도 죽을 맛이다.그렇다고 뭐 이
런 의사가 있느냐며 지리를 박차고 나갈 수도 없는 일,피치 못할 상황에
서 맞닥뜨리게 되는 모순은 우리로 하여금 허탈한 웃음을 짓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