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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18(월) -사과나무 한 그루- (29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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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inoza라는 유태인 상인의 아들이 1632년 화란의 Amsterdam에서 태어나 45년 동안 철학만 하였습니다. 한평생 가난하였고 귀족 친구들이 마련해 주는 연금으로 입에 풀칠이나 하면서 형이상학적(形而上學的) 사상의 정상을 거닐다가 마침내 <신학과 정치론>을 출간하여 나름대로 ‘최고완전자(最高完全者)’의 모습을 파악했다고 자부하였습니다. 그의 사상은 Goethe와 Nietzsche에게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전해집니다. 역경 속에서도 ‘철학의 길’을 간 Spinoza가 이런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고 합니다. 내일 세계의 종말이 온다 하여도 나는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으리 Spinoza는 오늘 심는 한 그루의 사과나무가 세계의 종말을 하루라도 늦출 수 있다고 생각했을 지도 모릅니다. 그는 ‘신(神)’이라는 낱말과 대치할 수 있는 ‘최고완전자’는 그런 분이라고 믿고 있었을 것입니다. 세계의 종말이 올 가능성은 언제나 예측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러나 오늘 하루는 보장돼 있다고 믿어도 좋습니다. 일본 구마모도에서 터진 지진의 제1탄은 새벽 3시였다는데 그 전날 밤 잠자리에 들면서 “다 끝났다 내일은 없다”고 생각한 사람이 몇이나 있었을까요? 내가 짐작하기에는 아마 한 사람도 없었을 겁니다. 만일 희생자들 중의 한 사람이라도 “내일은 없어도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나는 심는다”고 중얼거리며 그 사과나무를 심는 사람이 있다면 혹시 ‘최고완전자’가 Pompeii 최후의 날도 며칠 연기해 주시지 않았을까요? 나는 이제 Spinoza의 그 말을 믿고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가능하면, 매일 쉬지 않고 심어 보겠습니다. 세계의 종말은 아닐지라도 90이 다 된 나 자신의 종말이 오는 그 새벽까지 꾸준히 심어 보겠다는 말입니다. 그 일 밖에는 이제 나에게는 할 일이 없습니다. 김동길 www.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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