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야기

길은 우리 앞에 있다

월명실 2015. 7. 2. 21:43

2015/03/25(수) -길은 우리 앞에 있다- (2520)

 

한국과 중국과 일본 세 나라의 외무장관들이 서울에 모여서 회담을 가졌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고 이 나라의 언론들이 불평을 털어놓습니다. 그러나 사실상 이 세 장관들이 모여서 무슨 큰일을 결정할 수는 없고 다만 박근혜와 시진핑과 아베가 한 자리에 모여서 세계인의 눈을 의식하면서 동북아의 평화를 논의할 기회를 마련하면 될 일이 아니겠습니까. 조급한 논평을 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생각합니다.

요새 국제정세를 주시하면서 한말의 풍운이 느껴진다는 사람들이 더러 있지만 우리 형편이나 중국의 처지가 1905년 을사보호조약이 강요되던 그 때나, 일본이 중국침략에 착수하던 1937년에 비해 크게 달라진 사실도 명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열강 틈에서 우리는 또 당하게 된다”는 식의 비관론은 온당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일본이 역사를 바르게 인식하고 히틀러의 범죄를 전적으로 시인하고 사과하는 독일의 정치지도자들로부터 배우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일본을 응징할 길은 없다는 것을 솔직히 시인합니다. 중국이 또한 새로 쟁취한 경제력과 군사력을 가지고 우리를 압박하는 사실도 괴롭게 느껴지지만 뾰족한 대책은 없습니다.

한반도의 역사적 사명은 따로 있고, 해야 할 일도 따로 있다고 믿습니다. 그것은 세계평화입니다. 우리가 나서서 미국과 중국의 군사적 충돌을 막고 평화적 공존을 가능케 해야 합니다. 일본이 군국주의로 회귀하지 말고 한국과 손잡고 세계의 평화를 가꾸는 일에 동참해야 합니다.

그럴 수 있기 위해 우리는 최선을 다해야 하며 그런 사명의 완수를 위해 Paul Kennedy가 일찍이 지적한대로, 수준 높은 민주주의와 수준 높은 도덕과 수준 높은 생산성의 나라를 만드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길은 우리 앞에 있습니다.

김동길
www.kimdonggil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