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야기

원칙을 살리기 위해서라면

월명실 2015. 6. 15.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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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3/14(토) -원칙을 살리기 위해서라면- (2509)

 

우리는 권모술수(權謀術數)라는 말을 싫어합니다. ‘술수’란 일종의 속임수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권모술수를 일삼는 사람과 무슨 일을 같이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트로이(Troy)의 목마(木馬)’를 생각하면 전쟁에 승리하기 위하여 그것은 부득이한 ‘술수’였다고 믿으며, 오디세우스 장군의 지략과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옛날 함석헌 선생에게서 ‘권도(權道)’의 참 뜻을 배웠습니다. 그 낱말의 사전적 의미는 “목적 달성을 위해 임기응변으로 취하는 방편”입니다. 그런데 함 선생께서는 다음과 같은 예화를 들러 ‘권도’의 참 뜻을 일러주셨습니다.

어떤 학교 교장의 아들이 그 학교에 입학원서를 내고 시험을 봤다. 그런데 그 아들이 점수가 모자라서 그만 불합격이 되었다면 그 교장은 그 학교의 교장 노릇을 할 자격이 없다. 입학시험의 점수 한 두 점 때문에 아들을 낙방시키고 무슨 교장 노릇을 제대로 할 수 있겠는가?

그 가르침에 큰 뜻이 있다는 사실을 나이를 먹으면서 점점 더 절실하게 느끼게 됩니다. 변칙(變則) 없이는 원칙을 지킬 수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격(格)을 지키기 위해 때로는 파격(破格)이 필요합니다.

나는 군사 쿠데타를 어제도 반대하고 오늘도 반대하고 내일도 반대할 것입니다. 그러나 5·16 군사혁명이 오늘의 한국을 만드는 데 일조를 하였음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김동길
www.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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