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야기

순례자의 고행은-김동길 교수

월명실 2015. 2. 11. 22:12

2015/01/03(토) -순례자의 고행은- (2439)

 

에티오피아의 기독교도들이 성지로 삼고 순례의 목적지로 찾는 ‘라리벨라’라는 곳은 세계지도를 아무리 뒤져도 찾지 못하지만 그들의 꿈은 일생에 한 번 그 성지에 순례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걸어서 밖에는 갈 수 없는 성지인데 도보로 500킬로를 가야 하는 순례자들도 있답니다.

일전에 일본의 NHK가 그들의 순례 광경을 방영하였는데 상식만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장면이 많았습니다. 맨발로 천리 길을 걷는다면 그 발이 과연 어떤 모양이 되었을까 한번 상상해 보세요. 도중에 보면 순례자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선한 이웃들도 간혹 있지만 순례자들의 식사는 6‧25전쟁에 뛰어들었던 중공군 병사들의 식사와 다를 바 없었습니다.

순례자들에게 기자가 물었습니다. 이런 혹독한 난행‧고행을 감행하는 까닭이 무엇이냐고. 자녀들의 건강이나 질병의 치유가 가장 많았습니다. 천국에 가기 위해서라고 대답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평화를 위하여”라고 응답한 순례자가 꼭 한 사람 있었습니다.

그들의 기도와 소원이 다 무가치한 것이라고 단정할 자격은 내게 없습니다. 그러나 나는 그들이 섬기는 그 하나님의 마음이 얼마나 슬프고 괴로울까 생각하니 내 마음도 편치가 않았습니다. “하나님은 곧 사랑이시다”라는 <성서>의 가르침이 생각나서 나도 한참 괴로워하였습니다. 하나님은 사랑이신데!

김동길
www.kimdonggil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