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야기

그래도 굴러가는 대한민국-김동길 교수

월명실 2014. 12. 23. 22:18

2014/11/26(수) -그래도 굴러가는 대한민국- (2401)

 

한국경제가 마치 단군 이래 최악인 것처럼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삼성도 현대도 망할 날이 멀지 않다고 비통한 표정으로 경고하는 노인 아닌 청년도 있습니다. 한국에 투자했던 외국자본이 대거 동남아로 빠져 나간다고 가슴을 치는 ‘우국지사들’도 없지 않습니다. 이 나라경제에 파산선고가 떨어진 것이나 다름없다는 느낌을 갖게 합니다.

옷 장사도 안 되고 밥 장사도 안 된다는 탄식의 소리가 자자하지만, 아직도 옷 잘 입은 남녀가 서울의 거리를 활보하고, 그래도 ‘맛 집’이라고 소문난 식당들은 점심·저녁때에는 앉을 자리가 없습니다. 불황이 아니라고 하기는 어렵겠지만, 국제공항은 날마다 만원이고 비행기의 좌석 얻기가 쉽지 않은 날이 많습니다.

정치는 더 한심하지요. 국회가 있기는 하지만 오래 휴업이었고, 국민의 눈에 보이는 선량들의 활동이라는 것은 ‘장외투쟁’밖에 없었습니다. 세비는 다 받아 챙기면서 왜 일은 안 하느냐는 비난의 목소리가 한 때 대단하였습니다.

가까스로 정기국회가 열리기는 했지만 법안은 심의·통과 시키지 않고 날마다 싸움질만 하니 그 많은 법안들을 법정기일 내에 다 통과시키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지역 이기주의와 이념 갈등이 12월 2일 이내에 새해 예산안 통과를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친북·종북의 원칙을 고수하며 북의 ‘선군정치’를 따른다는 ‘통진당’이 공인된 정당이고, 아직도 국민의 세금으로 유지되고 있다면, 놀라자빠질 서양 사람들도 많을 것 같습니다. 김정일을 흠모하기 때문에 북에 가서 딸을 낳았다는 여인은 김정일의 ‘품에서’키우지 않고 그 딸을 안고 서울로 돌아왔는데 그런 모녀도 편하게 살 수 있는 나라, 대한민국! 인류 역사에 이렇게 너그러운 나라가 일찍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사는 이 대한민국이 ‘요·순’을 빼고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나라라고 치켜세워도 누가 감히 나를 비난할 수 있겠습니까?

김동길
www.kimdonggil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