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글모음

행복한 새는 날아가지 않는다

월명실 2014. 12. 15. 14:50

작성: 한국 네티즌본부

 

 

행복한 새는 날아가지 않는다

 

하필이면 이여자를 사랑하게 됐을까

남자는 가끔 쓸쓸한 얼굴로 생각했다

여자는 자주 여행을 떠났다

이유는 말하지 않았다

때로는 언제 돌아올 것인지도

말도 않은 채 떠났다가

문득 내일 몇 시 비행 기로 도착할 것이라고

문자 메시지를보내왔다

남자는 왜 머무르지 못하는 것이냐고 묻지 못했고

문득 돌아오는 것이냐고도 묻지못했다

그 질문이 새장의 문을열어

새를 날아 가게 할까봐 불안했기 때문이다

남자는 매 번 질문들을 가슴에 눌러놓은 채

애써 웃는 얼굴로 마중을 나가

여행은 즐거웠냐고 물을 뿐이었다

어느 날 여자가 또 말했다

다시 여행을 갈 것이라고 고개를 끄덕거리는 남자를

여자는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리고 남자에게 물었다

"거기까지야? '나에게 더 할 말은 없어?"

남자는 그녀의 눈을 바라보았다

까만 눈동자 안에 남자의 얼굴이 비쳤다

불안하고 우울한 표정 본래 이런 얼굴이었던가

남자는 자신의 모습이 낯설었다

왜 너는 보통의 남자와 다른 것이냐고

여자는 다시 물었다 연인이 여행을 간다고 하면

어디로 가는지 왜 가는지, 가서 무엇을 할 것이고

언제 돌아올 것인지

보통은 그런 것들을 묻는 법이 아니냐고

실은 나도 궁금했다고 남자가 대답했다

그러자 여자는 대답했다 아무것도 묻지 않는

남자가 그 동안 좀 섭섭했다고, 그리하여 두 사람은

마침내 솔직한 이야기를 꺼내 놓았다

남자는 털어 놓았다 묻고 싶었지만

너는 자유로운 영혼이고 내 질문들이 구속이 되어

너를 불편하게 할까봐 침묵했다고

여자는 남자의 흩어진 앞머리를 가지런히 해주며 말했다

네가 주고 싶은 것과 내가 주고 싶은 것이

우리 서로 꼭 같았구나 아무것도 묻지 않기에

처음에는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싫어하는

남자인 줄 알았고 있는 그대로의 너를 존중해주고 싶어서

조용히 있었는데, 나중에는 섭섭해졌다며 여자는 웃었다

그리고는 덧붙여 말했다

우린 오늘 또 하나를 배웠네 사랑에 있어서

상대를 존중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지는 일인 것 같아

남자도 웃으면서 질문했다

그 동안 어디를 그렇게 다녔던 것이냐고

남자의 어깨에 기대 여자는 착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곳이 불편하여, 혹시 내가 있어야 할 곳은

다른 곳인가 하여 그곳을 찾으러 다녔는데

이제는 그만 다녀도 될 것 같다고

이곳이 불편했던 게 아니었어 솔직하지 못한 것이

불편한 것이었어 여기 참 좋아 어깨 위로 전해지는

그녀의 온기를 느끼며 남자는 믿음 하나를 갖게 되었다

새장의 문을 열어둔다고 해도

행복한 새는 날아가지 않을 것이라는것을..

 

 

@Africa의 아름답고 웅장한 풍광@

 

 

 

**모빌랜드 강남멋장이 여의도사랑** 

 

 

 

 

**


 

'아름다운 글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행복을 향한 명언  (0) 2014.12.16
작은 이미지 클릭(Small Image Click)   (0) 2014.12.16
그리움의 詩 5編   (0) 2014.12.13
생각에도 리듬이 있어야 한다  (0) 2014.12.12
초심을 잃지 않고 사는 지혜  (0) 2014.1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