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8/22(금) -나라도 한 마디 해야 겠소- (23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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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대통령 중심제를 고집하지 마시라”고 줄곧 권면해 왔습니다. 비록 헌법은 그렇게 돼 있지만 이런 헌법의 틀을 그대로 두고라도 “내각 책임제로 나가지 않고는 정치의 활성화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라고 말과 글로 여러 차례 진언했지만 18대 대통령은 끄떡도 아니했습니다.
내가 보기에 권력의 분산 없이 대통령만이 정치하는 이 나라의 정국은 굳어지고 정치는 마비되고 민생은 도탄에 빠져 가는데도 대통령은 속수무책입니다. 과반수를 차지하는 여당의 국회의원들도 결국 아무 일도 못하고 밤낮 놀기만 합니다. 과반수에도 미치지 못하는 야당 국회의원들도 무위도식 하기는 다를 바 없습니다.
패기만만한 최경환이 경제 부총리가 되어 칼을 빼들고 ‘경제 살리기’에 앞장섰지만 국회의 뒷받침이 없어 손발이 묶인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아마도 머지않아 최경환도 ‘라만차의 돈키호테’ 신세를 면치 못하게 될 것 같습니다.
대통령 중심제를 고집하는 박 대통령은 오늘 뭘 하고 있는 겁니까? 대통령은 정치권을 향해, “제발 경제를 살려 주세요”라면서 애원하는 모습인데도 정치권은 들은 척 만 척, 정치가 소금 가마니를 지고 물로 들어가는 것이 우리 눈에 뻔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도 경제도 전혀 움직이지 않습니다.
세월호라는 괴물이 등장했기 때문에 나라가 이 꼴이 되었습니까? 국운에 사귀가 들린 겁니까? 통진당이나 전교조가 헌법에 위배되는 짓을 했으면 마땅히 처벌을 받아야죠. 통진당의 해산은 헌법재판소에 게류 중이라는데, 언제까지, 아, 언제까지 우리는 이렇게 부정직한 삶을 이어가야 합니까? 국민의 혈세가 저렇게 낭비되는 데도 대통령은 이 기막힌 현실을 보고만 있습니까?
야당이 빈사 상태에 빠진 것은 살려내기 위하여 비대위가 구성되었고 그 비대위에 양심이 살아있는 유능한 여성 박영선이 등장하였습니다. 여당과 힘겨운 협상을 벌여 두 번이나 어느 수준의 타협안을 마련하였습니다. 그러나 그 여야의 합의는 ‘세월호 유가족’의 반대로 또 무산된답니다.
대법원장은, 국회의장은, 대통령은 다 뭘 하고 있습니까? 세월호 참사의 원흉 유병언은 도망 다니다 죽었습니다. 그러면 일단 원수는 갚은 것 아닙니까? ‘유가족’은 대통령보다도 높은 자리에 있습니까? 대한민국은 망해도 ‘유가족’은 존재할 수 있습니까?
대통령도 아무 말 못 한다면 87세의 이 노인이라도 한 마디 해야죠. 유가족들이여, 이러시면, 울돌목 격랑에서 목숨을 잃은 아들‧딸이 잠들지 못합니다. 하늘이 무섭지 않습니까? 좀 조용하세요.
김동길 www.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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