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야기

가장 아름다운 것은?-김동길 교수

월명실 2015. 3. 17. 21:38

2015/01/25(일) -가장 아름다운 것은?- (2461)

 

달력을 보면 ‘작은 추위’(1월 6일), ‘큰 추위’(1월 20일)는 다 가고 봄이 시작된다는 입춘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우리 집 마당에 서 있는 오래 된 목련나무는 눈과 비, 바람과 서리를 다 이기고 꽃망울이 봄볕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백화만발(百花滿發)이라는 말이 있지만 준비 없이 피는 꽃은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꽃이 피기를 기다리는 까닭은 꽃이 아름답기 때문입니다. 머지않아 꽃 파는 사람들이 제철을 만났다고 기뻐하게 될 것입니다. 온실에서 피운 꽃들, 더운 나라에서 수입한 꽃들은 눈이 펑펑 쏟아지는 한겨울에도 방에 앉아 볼 수 있지만, 개나리나 벚꽃은 제철이 돼야 심어진 그 자리에서 피어납니다. 그 봄날을 기다리게 됩니다.

“어화 벗님네야, 산천경개를 구경가세”하고 노래할 날도 멀지 않았습니다. 겨울의 자연을 즐기는 사람들도 있지만 누구나가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은 아닙니다. 일반 서민들에게는 어렵습니다.

나는 꽃보다, 자연보다 몇 배 아름다운 것은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꾸밈없는 미소, 진솔하고도 다정한 말 한 마디, 어려운 처지에 놓인 사람을 자기의 이름도 밝히지 않고 도와준 뒤에도 공치사 한 마디 안 하는 은근한 사람, 자기를 위해 살지 않고 남을 위해 살려고 애쓰는 순결한 사람!

그래서 나는 “인생은 괴로우나 아름다운 것”이라고 믿고 오늘도 삽니다.

김동길
www.kimdonggil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