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야기

“How to live”보다-김동길 교수

월명실 2015. 3. 14. 20:43

2015/01/23(금) -“How to live”보다- (2459)

 

사람의 평균수명이 40도 안 되던 시대가 있었습니다. 그런 세월에는 시집이나 장가를 일찍 가는 풍조가 있어서 40 전에 할아버지도 되고 할머니도 되는 이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국민의 평균수명이 해마다 증가되어 21세기에는 문명국에 태어나면 누구나 80은 살 수 있기에 우리는 오히려 고령화를 우려하는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회갑 잔치가 자취를 감춘 것을 보면 60부터 노인이라고 하면 부당하다 할 사람들이 많겠지만 65세부터 ‘노인’이라고 하면 반박할 사람이 많지는 않을 겁니다. 이 나이가 되면서부터 인생은 “어떻게 살 것인가”보다는 “어떻게 죽을 것인가”에 중점을 두는 것이 순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유교적인 말로 하자면, ‘고종명(考終命)’을 인간의 어떤 ‘복(福)’보다도 소중히 여겨야 한다고 믿습니다.

인간의 장수도 재물도 건강도 칭찬도 모두 죽음 앞에는 무가치한 것이 되고 마는 겁니다.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나 돼지처럼 소리 지르며 발버둥 치다 죽는 것은 인간의 도리가 아닙니다. 죽음의 자리에서 미소를 지을 여유는 없어도 찡그린 얼굴은 하지 않아야 한다고 믿습니다.

65세가 넘은 노인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는 그만 생각하고, “How to die”에 고심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나는 주장합니다.

김동길
www.kimdonggil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