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야기 그 장벽 무너지고 25년!- 김동길 교수 월명실 2014. 12. 3. 22:05 ◆2014/11/09(일) -그 장벽 무너지고 25년!- (2384) 장벽이 무너진 것은 아닙니다. 서독의 젊은이들이 망치로 때려 부셨습니다. 이로써 동·서독은 통일의 계기를 맞았는데, 그것이 25년 전의 일이란 말입니다.2차 세계대전의 불행한 결과로 독일도 우리처럼 인위적으로 분단이 되었고, 하나의 도시인 베를린도 브란덴버그 성문을 사이에 두고 두 도시가 된 것이었습니다. 동쪽에 살던 독일 주민들이 기를 쓰고 서쪽으로 도망을 가니, 이를 막기 위해 철조망을 세웠으나 별 효과가 없어서 마침내 높은 콩크리트 담을 쌓아 서방으로의 도주를 불가능하게 만들고자 소련 당국은 이런 짓을 했던 것입니다.한반도에는 아직 철조망만 있을 뿐, 담벼락은 쌓이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동·서독의 통일보다 남·북한의 통일은 수월한 일이 될 것입니다. 망치로 장벽을 때려 부수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됩니다. 철망을 철거하는 작업은 쉽습니다. 밟고 지나가면 그만입니다.‘1천 만 이산가족’이란 말을 많이 듣습니다. 남북통일의 지름길은 1천만이 북에서 남으로 철조망을 밟고 넘어서 오거나, 1천 만이 남에서 북으로 철조망을 밟고 넘어서 가거나 양자택일 밖에는 없는 것 같습니다.어쩌면 우리는 휴전선의 철조망이 세월 따라 녹슬고 사그라져 주저앉기를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노자나 장자에게 물으면 “현명한 생각이다”라고 칭찬할지 모르지만 오늘을 사는 한국인들에게는 매우 답답한 생각이 아닐 수 없습니다.25년 전에 전 세계는, 더욱이 대한민국에 사는 우리는, 베를린 장벽을 망치로 때려서 부수는 독일의 젊은이들을 멀리서 지켜보면서 말로 다할 수 없는 감동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우리들의 휴전선의 철조망은 지난 25년 동안 더 녹슬고 더 사그라졌지만 아직 무너지지는 않았습니다.김정은이 아픈 그 발로 한 번 헛발질만 해도 철조망은 주저앉을 것 같은데, 이 자가 그 짓은 안 하고 매일 머리만 바싹 깎고 나오니 복통할 일입니다.김동길www.kimdonggill.com 저작자표시 비영리 변경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