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야기

국감(國監)을 보기가 민망해 -김동길 교수

월명실 2014. 11. 10. 21:58

2014/10/23(목) - 국감(國監)을 보기가 민망해 - (2367)

 

1992년부터 4년간 나도 국감에 참여한 일이 있어서 2014년의 국감을 지켜보며 한 마디 하고 싶은 충동을 억제하기 어렵습니다.

지난 20년 동안 총선이 다섯 번은 치루어졌을 것이고, 14대 국회에 당선된 사람이 낙선의 고배를 한 번도 마시지 않고 줄곧 당선되었으면 5선을 자랑하는 관록 있는 국회의원이 되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 국감이 조금도 나아진 것이 없다는 사실에 일종의 허탈감을 감출 수 없습니다.

20년의 세월이 허송되고 낭비된 셈입니다. 국감에 임하는 의원들의 말투는 훨씬 더 거칠고 사나워졌습니다. 성선설(性善說)을 제창한 맹자가 일찍이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다음 네 가지의 본성을 지니고 태어났는데 첫째는 ‘측은한 마음’, 둘째는 ‘부끄러운 마음’, 셋째는 ‘사양하는 마음’, 넷째는 ‘시비를 가리는 마음’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어제 오늘의 국감을 ‘관전’하면서 맹자의 ‘성선설’은 잘못된 학설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선량(選良)’이라고 불리 우는 이 사람들의 “양심이 어디 있는가?” 묻고 싶습니다. 가뭄에 콩 나 듯 몇 몇 의원들의 양심을 나는 의심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맹자의 제자들은 제선조차 포기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국회 ‘무용론’을 주장하는 유권자들이 날마다 늘어나는 것도 이치에 어긋난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김동길
www.kimdonggil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