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9/29(월) -사람의 뜻과 하늘의 뜻- (2343) | | 자연이 있고 인간이 있습니다. 인간이 자연을 가꾸었다는 말은 할 수 있어도, 인간이 이 자연을 만들었다고 주장할 사람은 없습니다. ‘정신’의 세계를 전제하고 ‘물질’의 세계를 설명하는 것도 어려운 과제이지만 ‘정신’을 부정하고 오늘까지의 인류의 역사를 설명하기는 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희랍의 철학자 플라톤이 주장한 ‘이데아’의 세계도, 막연한 ‘정신의 세계’라고 나는 풀이하고 있습니다. 인간이라는 동물만이 ‘인격’을 문제 삼는데 그 바탕은 역시 도덕입니다. ‘진‧선‧미’의 추구는 인간의 인격을 완성시키려는 숭고한 작업입니다.
그러므로 공자나 석가나 예수같이 깨달음에 도달한 어른들은 사람의 뜻보다 하늘의 뜻을 더 존중하라고 가르쳤습니다. 노자나 장자처럼 탈속한 분들도 하늘의 뜻을 대변하려고 애를 많이 썼다고 믿어집니다. 두 분의 가르침은 종교로 엮어지지는 않았기 때문에 랍비나 전도사를 양성하지는 않았지마는 세 어른의 가르침은 유교가 되고 불교가 되고 기독교가 되어 오늘도 우리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나는 어려서부터 예수교의 가르침을 받고 자랐기 때문에, 공자나 석가를 훌륭한 인격으로 존중하긴 하지만 잘 모릅니다. 다만 예수 그리스도의 손을 잡고 87년의 기나긴 인생길을 더듬어 왔습니다. 나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늘의 뜻을 헤아리고자 노력은 했지만 완전한 실패작이 되었다는 사실을 누구보다도 나 자신이 잘 알고 있습니다.
나는 정직하게도 살지 못했고 선량하게도 살지 못했고 아름답게도 살지 못했지만, 예수 그리스도의 뜻을 하늘의 뜻으로 믿고 죽는 날까지 열심히 살고자 마음먹고, 지금이 새벽 네시인데, 이 이른 시간에 나의 삶에 허락된 오늘 하루를 이렇게 시작합니다. 인생은 괴롭지만 끝없이 아름답습니다.
김동길 www.kimdonggil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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