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9/22(월) - 현대 정몽구 회장의 결단 - (2336) | | 정 회장은 일전에 한국 전력 부지 인수 입찰에서 보증금으로 1원 모자라는 1조원을 금융 기관에 예치했다는 말을 듣고 통쾌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는 입찰가로 10조 5500억원을 써냈답니다. 보증금은 5%면 된다는데 그 갑절이나 되는 큰돈을 기관에 맡겼다는 것도 매우 사나이다운 용단이어서 대견스럽게 느껴졌습니다. 나는 정몽구 회장과는 일면식도 없지만 내가 가까이 알고 지내던 그의 선친 정주영 회장보다도 더 대담한 사나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저렇게 큰돈을 쓸 수 있는 사람도 한국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니 한국의 자본주의도 어지간히 큰 규모로 성장하였다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현대의 포니가 처음 해외에 수출이 된다던 그 해 캐나다의 토론토에 강연 때문에 갔던 일이 있었습니다. 길거리에 섰다가 우연히 현대차 포니가 달리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 때의 감격은 지금도 내 가슴에 새롭습니다. 한국과 한국인이 매우 자랑스러웠습니다.
가난한 사람을 전혀 염두에 두지 않는 자본주의를 우리는 증오하고 경멸합니다. 그러나 현대가 소나타를 만들고, 삼성이 스마트폰을 만들어 전 세계에 수출하는 사실에 경의를 표하며, 노조를 통해 쥐꼬리만큼씩 노임을 올리며 살아가는 수밖에 없는 평범한 우리들은, 누울 자리를 보며 다리를 뻗을 수밖에 없습니다. 노조가 탈법적인 파업을 장기화하면 현대도 삼성도 문을 닫아야 합니다. 악덕 자본가도 지탄의 대상이 되지만 무리하게 파업을 주도하는 노조도 국민의 미움을 사게 마련입니다.
다만 미국의 강철왕 앤드류 카네기처럼 <부(富)의 복음(福音)>이라는 이름의 책자를 출간하면서, “나로 하여금 큰돈을 벌게 한 민중에게 이 ‘부’를 환원하겠다”는 철학 있는 그런 대자본가들이 속출하는 한국이 되기를 바랍니다.
김동길 www.kimdonggil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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